경조사는 향우회의 존재 이유이면서, 가장 예민한 대목입니다
향우회에 가입한 이유를 물으면 많은 분들이 결국 경조사를 이야기합니다. 서울에 친척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을 당했을 때 고향 사람들이 빈소를 지켜 주었다는 경험은 회원을 오래 남게 하는 힘입니다. 재경장성군향우회(장성군민회)의 회원들이 남긴 이야기에도 이런 장면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서운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 집에는 화환이 갔는데 우리 집에는 안 왔다"는 말이 한 번 나오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원인은 인심이 아니라 기준의 부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규정을 만들어 두면 총무가 매번 판단하지 않아도 되고, 회원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먼저 정할 것 — 지원 범위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어디까지가 우리 향우회의 경조사인가'입니다. 아래 순서로 좁혀 가면 정리가 쉽습니다.
- 대상 회원 — 회비를 납부하는 정회원까지인지, 명예회원과 원로 향우도 포함하는지 정합니다. 회비 납부 여부를 조건으로 걸 경우, 몇 개월 이상 납부한 회원으로 할지도 함께 적습니다.
- 가족의 범위 — 일반적으로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까지를 기본으로 하고, 그 밖의 관계는 별도 항으로 둡니다. 범위를 넓히면 따뜻하지만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지므로 회계 규모에 맞춰 정하십시오.
- 경사와 조사의 종류 — 조사는 상사, 경사는 혼사와 회갑·고희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자녀 결혼을 포함할지, 개업이나 승진까지 볼지는 단체마다 다릅니다.
다음으로 정할 것 — 지원 방식과 금액
- 방식 — 부의금이나 축의금, 근조 화환이나 축하 화환, 임원 조문 중 무엇을 어떤 경우에 하는지 표로 만들어 두면 명확합니다.
- 금액 — 회칙 본문에 금액을 넣으면 물가가 오를 때마다 총회를 열어 개정해야 합니다. 회칙에는 '세칙으로 정한다'고만 적고, 금액은 임원회의나 총회 의결로 정하는 별도 세칙에 두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 등급 — 임원과 일반 회원에 차등을 두는 단체도 있고 두지 않는 단체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규정에 명시되어 있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규정 없이 관행으로 차등이 생기면 반드시 말이 나옵니다.
- 중복 지원 — 시군 향우회와 읍면 향우회에 모두 속한 회원의 경우 양쪽에서 지원이 나갈 수 있습니다. 상위 조직과 사전에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절차 — 알려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규정이 있어도 소식이 닿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실제로 서운함이 생기는 사례의 상당수는 규정 문제가 아니라 연락 누락입니다.
- 접수 창구를 한 곳으로 — 총무에게 알리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연락처를 회원 안내문과 밴드 공지에 상시 게시합니다.
- 확인 절차 — 접수 후 총무가 회장에게 보고하고, 규정에 따라 지원 여부와 방식을 확인합니다. 판단이 필요한 예외 사안은 임원회의로 넘깁니다.
- 사후 기록 — 지원 일자, 대상, 사유, 금액, 방식을 대장에 남깁니다. 이 대장이 다음 해 예산을 세우는 근거가 되고, 형평성 논란이 생겼을 때의 답변 자료가 됩니다.
- 부고 전달 — 회원들에게 소식을 알릴 때는 유가족의 뜻을 먼저 확인합니다. 알리기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규정에 넣어 두면 좋은 예외 조항
- 예산 소진 시의 처리 — 한 해 경조사비가 예산을 넘어설 경우의 처리 방법을 미리 정합니다.
- 소급 적용의 한계 — 뒤늦게 알려진 경조사를 언제까지 소급해 지원할지 기한을 둡니다. 기한이 없으면 몇 년 전 일까지 요청이 들어옵니다.
- 유예 회원 — 회비를 오래 납부하지 못한 회원의 경조사를 어떻게 볼지는 가장 어려운 대목입니다. 규정에 원칙을 두되, 임원회의가 사정을 참작할 여지를 남기는 방식이 무난합니다.
규정은 인심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규정을 만드는 목적은 계산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엉뚱한 곳에서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준이 분명하면 총무는 눈치를 보지 않고 도울 수 있고, 회원은 서운해할 일이 줄어듭니다. 규정을 정한 다음에는 그 내용을 회원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공개해 두시기 바랍니다.